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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음 양 식

사람의 길 - 한승원 장편소설

by 유슈기 2024.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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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길 - 한승원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책이 아닌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최근 소설 "사람의 길"을 읽어보았습니다.

 

한승원 작가는 "아제아제바라아제" 영화의 원작 소설가입니다.

아제아제바라아제가 영화로 만들어져 제일 유명하지만

1939년생 현재 나이 85세 전업작가로 다양한 장르에 많은 작품이 있습니다.

 

 

 

한승원 작가 작품

 

 

 


 

사람의 길

 

 

 

이 작품은 작가가 그동안 만났던 주변인들과의 다양한 관계에서의 문제

또는 자신 내면과의 소통을 통해 깊은 감정을 전달 하는듯 합니다.

 

 

'한강 작가님의 아버지도 소설가시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집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길"이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흥미로웠습니다.

 

 

길을 벗어나면 벌레가 된다

구십을 바라보는 시인은 우주 상담사로서 세상의 모든 존재들과 무리 없이 소통하는,
인사이더적이면서도 아웃사이더적인 시각을 함께 가졌다고, 신선에 버금가는 삶을 산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낮에 뜻 아니하게, 한 마리 거대한 벌레로 전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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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나비시인은 그 지네의 탁월한 직관에 놀랐다.
"아, 나도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마리 벌레에 지나지 않는구나. 덩치만 클 뿐 아주 좀스러운 벌레야"
하고 생각한 다음 인간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며 살아왔다.

사람의 길이란 무엇인가. 동양의 선인들은 "어짐과 예의 염치"라고 가르쳤고,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가르쳤다.
누구든지 그 가르침의 길에서 벗어나면 벌레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 책안의 등장인물들은 여러 사건들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와 삶의 목적을 찾습니다.

 

일상 속에서 겪는 작은 일들부터 큰 사건들까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탐색하고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모습들이 흥미롭고 공감되었습니다.

 

 

 

틈입자

살림집에서 자고 꼭두새벽녘에 토굴로 올라가 거실의 불을 밝히니,
웬 노인이 까맣게 꺼져 있는 텔레비전 앞 담요 위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며 "어서 오시오, 해산옹!" 하고 말했다.
깜짝 놀란 내가 그를 향해 "당신은 누구시오?" 하고 묻자 그 노인이 말했다.
"나는 율산이요. 율산 마을 늙은이란 뜻의 내 별호요. 우리 오늘부터 함께 지냅시다.
나 시도 쓰고 소설도 쓰다가, 요즘은 우주 상담사 노릇도 하며 사는데, 해산 당신이 가끔 길을 잃고 헤매곤 한다 해서 찾아왔소이다.
우리 함께 새 길을 모색해봅시다."

뜬금없는 그 틈입자의 얼굴을 뜯어보았는데 그의 모습은 거울 속에 투영된 나의 모습과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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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 정부는 머지않은 장래에 지방 마을들이 소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구 분산 정책을 펴야 하네.
농어촌에서 농사 짓거나 어업게 종사하고 살 청년들을 준공무원 자격을 주어 정착하게 해야 하네.
지방의 모든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농어촌에서 살아갈 역군을 양성하는 학과를 두어 그들을 배출해야 하네."

 

 

 

율산은 곧 한승원 작가 본인인 것 같아요.

율산과 이야기를 나누는것 같지만 율산 혼자 쉴새없이 얘기를 합니다.

율산이 대화하듯 설명을 하니 더 깊이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몰입하게 합니다.

작가는 율산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재생하기도 하고

지금 현재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사람의 길을 깊이 있게 성찰한 책을 읽으니 한승원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집니다.

읽은 후에도 많은 생각이 나고 곱씹어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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